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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10년 뒤가 궁금해졌어요.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 때쯤 내 모습이 궁금해졌지요. 아직은 쓸만한데 10년 뒤엔 볼 품 없겠죠? 배도 나오고 이마엔 주름이 깊게 파였을 게고 허리도 굽고 걸음도 느릿해지겠죠? 지금도 책읽기가 불편한데 눈도 시원찮아져 책과 담을 싸지나 않을까 걱정이네요. 친구들은 또 어찌 되었을까요. 몇몇은 세상 사람이 아닐 수도 있어요.   다른 몇몇은 병마와 투병 중에 있을 수도 있구요. 누구는 집을 정리하고 노인 아파트로 갔고 누구는 따뜻한 곳을 찿아 저 남쪽 Florida로 이사 갈 수도 있겠죠. 좋은 친구와 헤어지기도 하고 멀리 다시는 볼 수 없는 곳으로 보내기도 하겠죠.앞으로도 쭈욱 오늘같이 살리란 보장은 없지요. 갑자기 서글퍼 지네요. 살다 보니 사람들을 믿다가 큰 코 다치는 경우도 많이 봤어요. 그렇다고 나는 믿을 수 있냐는 물음엔 노에요. 나도 믿고 너도 믿었는데 너도 변하고 나도 변하더라구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에요. 아주 작은 차이로 멀어지더라구요. 말투가 달라지고 행동이 어색해진 너에게 서운해져 괜히 나에게 화를 낼 수도 있겠죠. 그런데 내게 화를 내는 건 아주 잘 하는 거에요. 상황을 자세히 보면 내게 화낼 수도 있어요. 내게 물어봐야 했어요. 무엇 때문이었냐는 화살은 내게 향했어야 했어요. 이전도 그랬거니와 앞으로의 삶도 서로에게 진실이 아니라면 아무 의미 없어요. 진실이어야 해요. 무엇을 이루기 위해 어떤 일을 한다든지, 내키지 않은 일을 마지못해 하는 것은 거짓이지요. 관계는 서로에게 진실일 때 지속되겠지요. 행여 이 편지를 10년 뒤 읽으신다면 그때 그 마음이 진실이었다고 말해준다면 참 좋겠네요.   오래 정말 오랫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급기야 뒤란을 걸으며 달빛에 취하기도 했어요. 어슴푸레 깨어나는 하루를 맞으며 나를 달래야 했어요. 우리 이제 그만해요. 누가 내 마음을 알겠어요. 이게 뭐지? 더 알려고 하지 않으려 해요. 다만 달빛 내리는 뒤란에서 나의 모습, 또 너의 모습을 찿을 거예요.     높고 외롭게 살아요       가을잎처럼 우리 물들어 가는 건 어때요 // 그때가 언제인지 몰라도 다시 만나게 된다면 / 그냥 꼭 안아줘도 괜찮겠지요 / 고마웠고, 미안했고, 오래 잊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요 / 짧은 시간이었지만 하늘을 나는 샤갈의 우체부 기분이었다구요 / 난 알아요 / 지금 내 일을 꾀나 잘 계획하고 분주히 해나가는 나를 보면 /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 한편으론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부인할 수 없어요 / 이렇게 세월이 흐르다 서로에게 잊혀지기도 하겠죠 / 젊은날 아픔이 사라진 것 같이 / 강물 흐르듯 떠밀려 멀어지기도 하겠죠 // 아무튼 좋아요 / 우리 이렇게 살면 어때요 / 꽃이 피면 봄이 왔다고 너무 소란 피우지 말고 / 비가 오면 젖는다고 피하지 말고 촉촉히 젖으며 살아요 / 한더위에 숨을 고르며 살다 / 노을처럼 붉어지는 가을잎처럼 물들어 함께 익어가기로 해요 / 하얀 눈밭에 눈사람처럼 얼어도 / 더운 숨 내쉬며 서로에게 뜨거운 사람이 되어 살아요 / 등불이 되어 어둔 밤 비춰 주며 / 어깨에 쌓인 눈 털어 주며 / 솔처럼 높고 외롭게 살아요 / 밤하늘 별을 올려다보며 / 이 별은 너의 별 저 별은 나의 별 하며 살아요 // 너의 소리를 나만 들을 수 있고 / 나의 소리를 너만 들을 수 있는 세상에서 / 허락한 시간 만큼 숨죽이고 살아요 (시인, 화가)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남쪽 florida 노인 아파트 시인 화가

2023-09-18

버몬트와 7가 시립주차장 노인아파트 추진

지난 2018년 에릭 가세티 LA시장과 한인타운을 관할하던 허브 웨슨 LA시의원(10지구)이 노숙자 임시 셸터를 세우려다 한인 커뮤니티의 반발로 무산됐던 버몬트와 7가의 시립 주차장(682 S. Vermont Ave.)에 저소득 노인 아파트 신축을 요청하는 공청회가 열린다.   비영리단체인 K타운액션의 윤대중 대표는 “오는 22일(토) 오후 남가주 풍성한 교회에서 버몬트 주차장에 노인 아파트 신축 프로젝트에 대한 한인 시니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윤 대표는 "가뜩이나 저소득층 아파트가 부족한 한인타운에 이미 시의회의 승인을 받은 저소득층 아파트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답답해서 한인 커뮤니티의 의견을 듣고 이를 LA시의회에 전달하려고 한다"며 "10지구 시의원 사무실에 확인하니 2021년 이후 전혀 진척이 없는 상태다. 공청회 의견을 들으면 시의회가 움직일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 프로젝트는 웨슨 전 시의원의 뒤를 이어 선출된 마크 리들리-토머스가 지난 2021년 추진한 것으로, LA시의회도 당시 이 부지에 저소득층 아파트를 신축하는 내용의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이 부지는 크기가 0.5에이커에 불과하나 커머셜 조닝에 포함돼 있어 최소한 5층에서 8층 규모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A시의회는 이 프로젝트가 윌셔와 버몬트의 지하철역과 불과 한 블록 거리에 있어 대중교통 이용도 편리한 데다 저소득층 인구밀집 지역에 있어 LA시에 부족한 저소득층용 주택난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리들리-토머스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시의원직이 박탈된 후에는 프로젝트 진행이 중단된 상태다. 장연화 기자시립주차장 노인아파트 시립주차장 노인아파트 버몬트 주차장 노인 아파트

2023-07-13

[수필] 맹 노인의 눈물

‘효도 효(孝)’자는 자식이 부모를 업고 있는 형상이다. 이 ‘효’자를 접할 때마다 이웃집에 살던 맹 노인이 떠올라 가슴이 아파진다. 그는 1980년대 초 여동생의 초청으로 미국에 이민을 왔다.그에게는 아들만 삼 형제가 있는데 큰아들이 중학교 2학년, 두 아들은 초등학생 때 미국 생활을 시작했다. 다행히 그의 사업이 번창해 아들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하게 되었을 때는 집을 한 채씩 사 줄 능력까지 됐다.       저택에서 이민 오길 잘했다고 만족해하며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맹 노인은 “나중에 치매에 걸리면 재산을 상속해 주고 싶어도 못하게 되니 정신이 멀쩡할 때 집을 팔아서 자식들에게 나누어 주라”는 지인들의 그럴듯한 말에 신경이 쓰였다.     어느 날, 그는 아들 삼 형제를 소집하였다. 그리고 이 집을 팔면 250만 달러 정도 받는데 너희에게 똑같이 나누어 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메디칼 혜택을 받기 위해 모아둔 현금도 똑같이 분배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들들은 좋은 생각이라며 효도를 다짐했다. 전 재산을 삼 형제에게 똑같이 나누어 주고 맹 노인 부부는 큰아들 집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그러다 아내가 중풍으로 쓰러졌다. 맹 노인은 주 정부에서 지원하는 가사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 아내의 병간호를 하였다,   그런 생활이 일 년도 지나지 않아 큰아들 집에서 삼 형제가 가족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맹 노인이 알아들을 수 없게 영어로 진행됐고 점점 고성이 오가더니 급기야는 형제간에 주먹다짐까지 벌어졌다.  맹 노인은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 눈치로 알아차렸다. 큰아들은 “나만 아들이냐? 너희들도 이제 부모님을 모시라”고 주장했고 두 동생은 “무슨 말이냐? 당연히 장남이 끝까지 모셔야 한다”고 맞선 것이었다. 그러자 큰며느리가 부모를 택하든, 본인을 택하든 둘 중 하나만 택하라고 폭탄선언을 해버렸다.     결국, 맹 노인의 아내는 양로병원으로 옮겨졌고 맹 노인은 큰아들, 둘째, 셋째 아들네서 한 달씩 보내는 떠돌이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는 나를 볼 때마다 한숨으로 하소연을 시작해 눈물로 마무리를 지었다. 전 재산을 아들들에게 미리 준 것이 천추의 한이 된다고 하였다.   그 돈만 있으면 부부가 헤어지지 않고 양로호텔(실버타운) 생활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후회가 막심하다고 했다. 평소 금실이 좋았던 그는 아내와 떨어져 사는 것을 가장 가슴 아파했다. 큰아들 집 앞에 커다란 산이 있는데 그 산이 무너져내려 자신의 가슴을 덮치는 것 같다며 눈물을 흘리곤 하였다. 부인이 생선회를 무척 좋아하는데 맹 노인이 문병 갈 때마다 광어회가 먹고 싶다고 부탁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주 정부에서 한 달에 약 1000달러 정도 생활보조금을 받는 맹 노인으로서는 그 청을 들어줄 수 없는 형편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면회하러 가는 데 왕복 택시비로 한 달이면 400달러를 써야 하고, 운이 좋아 입주하게 된 노인 아파트 비용을 제하고 나면 그럴만한 여윳돈조차 없었던 것이다.     자식들은 일 년에 한 번 크리스마스 시즌 때 마지못해 어머니를 찾아오는데 빈손으로 왔다 간다고 한다. 내가 친분이 있는 큰아들을 설득해 보겠다고 하면 그는 펄쩍 뛰며 가정사를 남에게 말했다고 자신이 더 큰 곤란을 겪게 된다며 극구 만류했다.   결국, 양로병원에 5년 넘게 입원해 있던 맹 노인의 아내는 펜데믹 기간에 유명을 달리했다. 이번에는 90세가 넘는 맹노인이 삼 형제의 바람대로 양로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부모를 봉양하는 일이라면 자식이  의논해서 올바른 해법을 찾는 것이 타당한 일인데, 자식 된 도리를 하지 못하고 ‘나 몰라라 ’ 하는 이기적인 사고가 안타깝기만 했다.   부모가 자식에게 해 준 것의 10만분의 1만 자식이 부모에게 하면 효자 소리를 듣는다는데…. 어떤 불효자라 하더라도 부모님 사후에는 자신이 했던 행동을 가슴 치며 후회하게 된다고 한다. 부모님 살아 계실 때 잘하고,  돌아가시고 나서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모부양이 문제가 된 이 시대. 재산을 미리 주지 않았다면 자식들이 그렇게 부모를 대우했을까?   요즈음은 부모세대도 많이 변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지금 ‘쓰죽회’란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단다.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말고 ‘다 쓰고 죽자’ 라는 모임이다.   노인 문제 전문가들은 재산을 미리 물려주지 않아도 사후에는 자식들이 자동으로 갖게 되니 절대로 미리 물려주지 말고 비 오는 날을 대비하여 우산을 준비해 두라고 조언한다. 이진용 / 수필가수필 노인 눈물 노인 부부 노인 문제 노인 아파트

2023-05-25

노인 아파트 부실관리 건물주 기소

LA다운타운 차이나타운 저소득층 노인 아파트 건물주와 관리회사가 세입자 권익침해를 이유로 기소됐다. 최근 LA지역 언론이 이 아파트 270유닛에 사는 중국계 시니어가 엘리베이터도 이용도 못 한 채 열악한 삶을 산다고 고발하자 비판 여론이 거셌다.   28일 LA시 검찰 마이크 퓨어 검사장은 차이나타운 노인 아파트 캐티 매너(Cathy Manor) 건물주 도널드 토이와 관리회사 CCOA하우징을 건물 관리부실 등 총 16가지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 기소장에 따르면 캐티 매너 건물주와 관리회사는 2주 넘도록 16층, 270유닛 노인 아파트의 고장 난 엘리베이터를 방치했다. 또한 지은 지 35년 된 노인 아파트 유지보수를 소홀히 해 70~80대인 시니어 세입자가 여러 불편을 겪도록 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공용세탁실마저 운영을 중단했다.     LA시 검찰은 건물안전국, LA소방국 등의 아파트 현장점검 결과 등을 토대로 기소를 결정했다. 건물안전국은 이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10월 15일부터 작동하지 않는다는 민원을 접수했다. 건물안전국이 시정명령을 내렸음에도 건물주나 관리회사 측은 2주 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LA소방국도 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전점검이 정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소방안전 시설이 미흡한 점을 적발했다고 전했다.   앞서 abc7뉴스 등은 이 노인 아파트에서 거동이 불편한 시니어들이 16층에 이르는 고층아파트를 힘겹게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도하기도 했다. LA차이나타운상공회의소 측도 건물주에게 항의 서한을 보내 아파트 시설관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마이크 퓨어 검사장은 “16층짜리 아파트에서 사는 시니어들이 며칠 동안 엘리베이터도 없이 불편을 겪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건물주 도널드 토이는 “아파트가 너무 오래돼 엘리베이터를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일이 정말 어려웠다. 부품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해명했다. 토이는 이어 엘리베이터 보수 등 시설관리에 나설 뜻을 강조했다.   한편 LA시 검찰 측은 16가지 혐의 유죄 인정 시 각각 벌금 1000달러와 징역 최대 6개월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김형재 기자부실관리 아파트 노인 아파트 아파트 엘리베이터 아파트 시설관리

2021-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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